오성학원

성적향상, 오성학원이 해답입니다!


우수공부사례

하버드·예일대 출신 김진우 박사에게 듣는 공부 방법

페이지 정보

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705회 작성일 20-04-17 17:14

본문

3주전 본지에 소개되었던 세르모국제연구소의 스티븐 진우 김(한국명: 김진우) 박사. 그는 미국에서 뉴욕 예수회 프렙스쿨을 졸업하고, 조지타운대학교에서 학사, 하버드대학교에서 석사, 예일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하며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미국 정부기관의 최고위직까지 올라갈 수 있게 해 준 바탕이 인문학 교육에 있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인문학적인 것에는 남다른 배움의 자세와 교육 철학이 있지 않을까?

그의 배움에 대한 철학과 교육철학에 대한 심층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이 인터뷰는 진정한 배움의 길인 제대로 읽는 법, 제대로 쓰는 법에 대해 시리즈로 연재한다.

김박사님, 다시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지난 인터뷰에서 너무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는데요. 좀 아쉬운 마음이 커서 다시 인터뷰를 요청드리게 되었습니다. 박사님께서 운영하시는 ‘세르모그룹’과 ‘세르모국제연구소’ 이 두 곳 모두 ‘세르모(SERMO)’라는 명칭이 인상적이었는데요. 특별히 세르모라고 이름을 정하신 이유가 있나요?

- 세르모는 라틴어로 ‘말, 대화, 연설, 토론’을 의미합니다. 회사이름을 생각했을 때 어떻게 하면 저의 철학과 목표를 제대로 전달하고 표현할 수 있을지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사실 ‘말’ 이라는 것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우리가 읽고 말하고 쓰는 바로 그 ‘말’을 의미합니다. 성경의 요한복음 1장은 다음과 같이 시작합니다. “한 처음, 천지가 창조되기 전부터 말씀이 계셨다.” 유대교의 토라는 모든 것의 기초가 되는 텍스트로 신자들은 반드시 문자 그대로 이것을 암송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슬람교에서 코란은 말 그대로 알라의 말씀이라고 여겨지고, 불교에서 진리인 다르마(法, Dharma)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오랜 실천과 수행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부처님은 ‘대기설법’이라는 ‘말’을 통한 대화법을 통하여 다르마를 가르쳤습니다.

인류 역사가 기록되기 시작한 이래로, ‘말’은 모든 배움과 이해의 근본이자 중심이 되어 왔습니다. 그리고 오늘날에도 여전히 ‘말’은 그 어느 때보다 훨씬 더 중요하구요. 이에 착안하여 인간의 머리와 입과 손을 통해 만들어가는 ‘말’과 ‘글’을 가지고 제대로 학생들을 성장시키고자 하는 영어교육컨설팅 회사와 거대한 담론을 만들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가는 싱크탱크의 명칭을 ‘세르모그룹’과 ‘세르모국제연구소’라고 정하게 되었습니다.

박사님께서 미국으로 어린 나이에 이민 가셨을 때 그때까지만 해도 영어가 이렇게 대중화되지 않은 시절이었는데요. 어린 나이에 영어를 배울 때 힘든 점이 많으셨을 텐데 어떻게 이방인으로서 그 난관을 극복하고 미국인들도 인정한 최상의 영어실력을 갖게 되셨나요?

- 저는 서울 경기국민학교 3학년 재학중인 1976년에 영어 단어는 단 한 개도 알지못한 채로 미국에 이민을 가게 되었습니다. 당시 저는 미국나이로 8살이었습니다. 미국 학교에 입학한 후 첫날, 담임 선생님께서 “What‘s your name?” 이라고 물어봤을 때 저는 그 의미를 몰라 “YES!”라고 대답했었습니다. 지금에서야 생각해보니 아무것도 몰랐으니 그렇게 당당하게 대답했겠죠. 미국 생활 초기에 영어로 대화를 할 때 머릿속으로 먼저 영어를 한국어로 번역을 한 다음, 다시 한국어를 영어로 번역하여 말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인지 자연스럽게 영어를 영어로 듣고, 영어로 말하게 되고, 영어로 자연스럽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아버지 기억으로는 제가 미국에 도착해서 약 6개월 동안 말을 하지 않다가, 어느 순간 둑에 물이 터진 것처럼 영어를 쏟아냈다고 합니다.

사실 이 부분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많은 한국학생들이나 영어 공부하는 분들이 많은 시간을 영어에 투입해도 쉽게 영어실력이 오르지 않는 공통적인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즉, ‘영어’를 ‘영어’ 그대로 흡수하고 이해하는 것 말입니다. 이렇게 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하지만 영어를 그대로 읽고 흡수하고 이해하려고 하는 습관을 들이고 발전시켜나가면 그 어느 때보다 영어뿐만 아니라 다른 언어의 습득속도도 굉장히 빨라집니다.


그럼, 영어 그대로를 흡수하고 이해하고 말을 하려면 기본적으로 우리는 어떠한 훈련을 해야 하나요?

- 말을 하고 글을 쓴다는 것은 경험한 것을 흡수하고 다시 이를 내뱉는 것으로, 모든 지혜의 원천이 됩니다. 읽으면서 우리는 말을 흡수하며, 말하고 쓰면서 우리는 흡수했던 말들을 다시 내뱉고 분출합니다. 어떻게 하면 말(글)을 잘 읽을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말(글)을 잘 쓸 수 있을지. 여기서 제가 말씀 드렸던 순서를 주의 깊게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즉, 잘 읽고 그 다음이 잘 쓰는 것입니다. 둘의 순서는 절대로 바뀔 수 없습니다. 잘 읽어야지만 잘 쓸 수 있습니다. 글쓰기를 잘 하고 싶다며 저를 찾아오는 학생들에게 저는 공통적으로 먼저 글(text)을 읽어보라고 시킵니다. 놀랍게도 거의 모든 학생들이 글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이해를 하지 못합니다. 글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데 어떻게 제대로 된 글이 나올 수 있을까요?

김 박사님은 미국에서 뉴욕 예수회 프렙스쿨, 조지타운대 학사, 하버드대 석사, 예일대 박사 학위를 취득하셨는데요. 미국인도 입학하기 어렵다는 그 어려운 학교들을 1개도 아니고 3곳에서 학위를 받으시고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미국 정부기관의 최고위직까지 올라갈 수 있었던 배경에는 남다른 배움의 방법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박사님께서 생각하시는 진정한 배움의 자세는 무엇인가요?

- 영국의 카톨릭 신학자이자 추기경이었던 존 헨리 뉴먼이 1852년 11월 21일 “대학의 이념”에 대한 강의에서 ‘대학은 보편적 지식을 위하여 사고를 함양하는 곳’이라 했습니다. 뉴먼의 주장은 결국 올바로 배우기 위해서는 어떤 특정한 기술이나 지식이 아닌 개인의 지성을 먼저 함양해야 하고, 올바로 알기 위해서는 타인이 아닌 자기 자신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로마의 황제이자 철학자였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파내라, 그곳에 훌륭한 원천이 있으니. 꾸준히 파헤치면 영원히 흐를지어다.” (Dig within. There lies the well-spring of Good: ever dig, and it will ever flow)라고 하였습니다. 즉, 지혜는 외부에서 찾아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내면 깊숙한 곳에 있는 것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자기를 알고 자신의 지성과 사고를 함양하는 것이야 말로 독일 철학자 ‘빌헬름 딜타이’가 이야기한 참된 이해(verstehen)에 도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보편적 지식을 스스로 함양하기 위해서는 말과 글을 제대로 읽고 이를 다시 올바르게 쓸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럼 잘 읽어야 하는 것이 모든 배움의 기본이라고 이해했는데요. 어떤 자세로 책을 읽어야 하는지, 어떻게 읽는 것이 잘 읽는 것인지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 좋은 독자는 상상력과 기억력, 훌륭한 사전과 예술적 감각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책을 읽으면서 ‘디테일’을 알아차리고 이것을 음미해야 합니다. 롤리타의 작가로 유명한 블라디미르 나보코프는 “역사에 남는 작가들은 모두 상상력을 통해 그들의 책을 썼기 때문에 그 책을 읽는 우리 또한 상상력을 가지고 읽는 것이 어찌 보면 가장 자연스럽고 합당한 일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즉, 우리가 잘 읽기 위해서 필요한 최고의 도구는 ‘상상력’과 ‘예술적 즐거움’입니다.

우리는 책 속에 등장하는 것들을 보고 듣고 그 공간 안에 있는 것들을 상상하며 작가가 만들어낸 인물들의 행동을 눈 앞에 그려낼 수 있어야 합니다. 발튀즈가 그린 꿈꾸는 테레사의 찡그림. 롤리타의 누르스름하게 변한 자줏빛 멍, 안나 카레리나의 죽음까지 동행한 작은 빨간 핸드백. 이 모든 것들을 마치 내 눈 앞에 있는 것처럼 상상력을 이용하여 그려낼 수 있어야 합니다.

 

훌륭한 책을 읽을 때 우리는 마치 작가가 오직 나에게만 그의 놀라운 비밀을 털어놓은 것만 같은 내밀한 느낌을 종종 받습니다. 가장 기분 좋은 사실은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이러한 나의 감정은 온전히 내 것이며 그 어떤 이들도 절대 가질 수 없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경험은 매우 사적이고 비밀스러우며 한번 맛보면 절대 헤어나올 수 없는 것입니다. 이게 바로 독서의 묘미죠.

박사님께서 언급하신 그 ‘타고난 감각’을 선천적으로 가지고 태어난 운 좋은 사람도 있지만, 아닌 사람들이 더 많은데요. 그럼 어떤 책들을 읽어야 이러한 자질을 키울 수 있을까요? 김박사님처럼 탁월한 인문학적 지식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 노보코프는 시대에 유행하고 있는 베스트셀러를 읽기 보다는 12권의 고전 명작을 온전히 소화하며 여러 번 읽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모든 위대한 독자와 작가들은 모두 ‘고전’이라 불리는 작품들에 대해서 알고 있습니다. 저도 노보코프 의견에 동의합니다. 서양의 엘리트층이라 불리는 사람들 대부분은 성경, 존 밀턴, 셰익스피어등 ‘고전’이라 불리는 작품들을 제대로 읽는 것을 넘어서 암기를 합니다. 이러한 작품들은 삶의 보편적 주제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더할 나위 없는 최고의 참고서적들입니다.

제가 가진 인문학적 지식은 좋은 책을 많이 읽은 덕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어린시절부터 책에 대해 이상한 집착이 있었습니다. 어머니 말씀으로는 13살에 헤밍웨이 전집을 다 읽었다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학창시절에 도서관에 박혀 하루종일 책을 읽었습니다. 도서관의 쿱쿱한 종이 냄새, 책을 넘길 때 마다 나는 소리와 먼지, 다른 사람들이 읽지 않은 책을 발견하여 읽었다는 희열. 도서관은 또 다른 저의 세상이었죠. 심지어 시험기간에도 시험공부를 하는 것보다 도서관의 고전섹션의 책들을 다 읽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지식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던 것 같습니다.

제게 영어교육 컨설팅을 받는 학생들은 제가 무조건 인문 고전원서들을 제대로 읽도록 훈련 시킵니다. 사실 세르모그룹의 교육 컨설팅에 참여하는 학생들 중 잘못된 번역, 수준이 맞지 않는 책 등 다양한 사유로 고전 명작은 지루하고 어려운 것이라고 치부하며, 그 진정한 가치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영어 원서를 직접 이용하여 ‘디테일’등에 직접 그 의미를 설명해주고 토론하다 보면 왜 고전이 오랫동안 전해내려 올 수 밖에 없는 것인지 그 참 가치를 깨달아 가게 됩니다. 저는 읽기와 쓰기 문화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고, 가능한 한 한국의 많은 분들에게 읽기와 쓰기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줄 수 있도록 제 모든 열정을 다하고 싶습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